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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 너의 안녕부터 묻는다

친정

by 오늘@내일 2024. 1. 10.

친정 / 권순학

 

 

친정은 종교다 신앙이다

구세주 사는 천국이다

그 모습 그 목소리라면

언제 어디서든 이끌리는 저항 제로 초전도 성지

나는 그곳에서 왔다

 

그곳에는 시로 쓴 경전이 있고

나는 그것을 뼛속까지 믿는다

엄마로 시작해 엄마로 끝나는

나의 과거이자 미래인 그 경전

나도 쓰기 시작했다

 

밤새 안녕을 묻는 친정 나들이

그것은 성지 순례다

 

한때 엄마, 엄마 부르면

가슴부터 쓸어내리던 나의 구세주

지금은 식구 하나하나 지워가며

없는 아들만 찾는다

 

아기로 돌아간 나의 구세주

오늘도 나는 그곳으로 간다

 

 

 

 

<2023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시와 종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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