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2 슬픔 슬픔 / 권순학 슬픔은 네가 떠날 때 그려둔 무채색 모 난 풍경 검정 속 빨강이 묻어둔 투명 눈물의 씨앗 때로는 바람에 일렁이는 허공 향기 없는 꽃 작지만 큰 그릇 울컥울컥 쏟아지는 영혼 가을장마를 베고 모로 누워 밤을 지샌다 부슬부슬 부서지는 가을 귀뚜라미가 전하는 전율 쓰라린 속 달래는 슬픈 비닐봉지들 그럼에도 거기 너 여기 나 사이 구름은 적막은 걷히지 않고 눈을 감게 하는 시집 중에서 2023. 7. 4. 다 잘 될 것이다 다 잘 될 것이다 / 권순학 이곳을 떠도 다 잘 될 것이다 어딘가에 슬픔을 심고 가겠지만 홀로 자라겠지만 슬픔을 싸기에 좋은 색 있다면 뜨면, 뜰 것이다 어디를 가도 다 잘 될 것이다 구겨지기 쉬운 것 기적 소리라면 타래로 주머니에 넣고 떠날 것이다 풀며 어디라도 갈 것이다 꽁꽁 언 다짐만 있다면 언제 떠나도 다 잘 될 것이다 밤은 너의 슬픔보다 더 늦게 도착할 것이므로 역은 더 늦게 잠들 것이므로 한국시인협회 2022사화집 중에서 2023. 6.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