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1 고시원 고시원 / 권순학 정오가 떠난 후 해일이 인다, 달달한 하품을 물고 노곤한 몸을 끌고 거기는 미로, 출구 가물가물하고 담쟁이 몸부림칠 때 동행하는 들풀과 저 멀리 꽃 하나 더 있는 벽과 벽 사이 반집 승부 중인 반상 그곳 백의 생략이 오늘을 점멸시키고 있다 패를 쓴 슬리퍼와 츄리닝 바지 거울에 갇힌 검정 구두의 사활을 주시하는 여기에도 바람이 일 수 있다 볕이 들 수 있다 한 줄기 빛에 걸린 회오리친 지난 삶의 허물들과 꼼지락거리는 내일을 지키는 책상 한구석 가족사진 역전 끝내기, 이번엔 그들 차례다 계간 『시마詩魔』 제17호, 2023년 가을호 2023. 11.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