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1 섬 섬 / 권순학 안개 자욱한 바다지만 섬과 섬 사이엔 길이 있다 북서풍에 휜 섬의 옆구리 웅크린 지붕 위에 세모를 그리고 네모와 동그라미로 장식한다 맨발로 꽃길만 걸으려다 문득, 사과를 깎는다 사과면 다 같은 줄 알았는데 갈면 더 그런 줄 알았는데 흠 있고 못난 것이 더 큰 소리로 더 많은 즙 흘리는 것이 훨씬 더 맛있다는 것 먼저 입 댄 파도 아닌 밤새 외눈으로 말하는 섬 2023. 12.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