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 너의 안녕부터 묻는다

2

환승역 환승역 / 권순학 악마의 소리가 들린다 너를 위한 것은 이것뿐이라며 달려오는 창밖엔 별들이 하나둘 흩날리고 거리엔 뭉쳐진 햇빛이 하얗게 쌓였다 발자국은 점점 더 진해지지만 기다리는 열차는 아직 멀었다 피곤한 설명은 생략하며 빨라지는 발걸음 북적대는 36.5도 대합실 벽엔 붉으락푸르락 대는 전광판이 시야를 열고 스피커 목소리는 점점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부산으로 목포로 10량씩 수서로 20량 무궁화로 6량 시간 맞춰 보내고 익숙한 듯 아무렇지 않은 듯 지우고 쓰지만 고향 내려갔다 다시 올라올 때처럼 그 속, 거리 두기 의자 주변으로 서로 기댄 사투리들이 서성거리며 흘낏, 흘낏 올려다보는 전광판 갑자기 에스컬레이터 계단 접어가며 내러가는 한 무리 몇 명일까, 퍼즐은 모서리부터 맞추는 것인데 점점 더 깊어지는.. 2023. 7. 4.
다 잘 될 것이다 다 잘 될 것이다 / 권순학 이곳을 떠도 다 잘 될 것이다 어딘가에 슬픔을 심고 가겠지만 홀로 자라겠지만 슬픔을 싸기에 좋은 색 있다면 뜨면, 뜰 것이다 어디를 가도 다 잘 될 것이다 구겨지기 쉬운 것 기적 소리라면 타래로 주머니에 넣고 떠날 것이다 풀며 어디라도 갈 것이다 꽁꽁 언 다짐만 있다면 언제 떠나도 다 잘 될 것이다 밤은 너의 슬픔보다 더 늦게 도착할 것이므로 역은 더 늦게 잠들 것이므로 한국시인협회 2022사화집 중에서 2023. 6. 26.